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에서 이강인의 투입 이후 급격히 변화한 경기 흐름과 전술을 분석한 글이다.
초반 전술과 경기 흐름
초반 대한민국은 지난 경기에서 보여줬던 중앙 공격 전술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며 유효 슈팅을 오만에 먼저 허용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박용우와 백승호는 안정적인 패스를 선택하며 실수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으나,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공격 전개는 지나치게 단조로워지고 말았다. 박용우는 초반부터 수비 라인까지 내려와 볼을 받는 장면이 반복되었는데, 이러한 플레이는 상대 수비가 이미 정렬된 상황에서 볼을 돌리는 데 그쳐 공격 전개에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박용우가 수비수들과 가까운 위치에서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플레이를 지연시키는 동안, 대한민국의 공격수들은 이미 상대 수비에 막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 백승호 역시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투수비형 미드필더인지 박투박 미드필더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많이 내려오며 공격과의 연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만이 예상대로 수비에 치중하며 내려선 가운데 대한민국이 이를 돌파하기 위해선 중앙에서의 볼 배급과 전진 패스가 필수적이었으나, 박용우와 백승호는 안전한 패스를 선택하며 경기의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이러한 단조로운 플레이는 사이드백을 통해 공을 돌리는 장면이 반복되며 대한민국의 공격 전개에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사이드백으로 공이 전개되면 이미 오만의 수비진이 완벽하게 정렬된 상태였고, 결국 사이드에서 윙어에게 연결한 공이 다시 백패스와 횡패스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이런 플레이는 오만의 수비를 무너뜨릴 수 없는 단조로운 흐름이었고, 대한민국의 공격 기회는 자연스레 제한되었다. 전반전 동안 대한민국은 전방 압박을 강하게 시도하지 않았고, 상대 실수를 유도하는 전략 역시 부재했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오만의 수비에 막히는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이강인 투입 후 경기 변화
전반 36분, 백승호의 부상으로 이강인이 교체 투입되며 경기는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전환되었다. 이강인은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볼을 받으러 내려왔지만, 기존의 미드필더들과는 확연히 다른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이강인은 볼을 받자마자 빠르게 전진 패스를 시도하며 대한민국의 공격 흐름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백패스와 횡패스를 최소화하고, 상대 수비가 미처 대비하지 못하는 타이밍에 공격 방향을 전환하며 대한민국의 공격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전반 40분경, 이강인은 거의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받은 뒤 황희찬이 전방으로 침투하는 순간을 포착하고 왼발 아웃사이드 인스윙 패스를 시도했다. 이 패스는 상대 수비를 단번에 무너뜨리는 결정적 장면이었으며, 황희찬이 터치와 마무리를 잘 연결하며 득점으로 이어졌다. 이강인의 이러한 플레이는 단순히 패스 한 번의 성공만이 아니라, 볼을 끌면서 상대 수비를 한 명 더 당겨내고 전방으로 패스를 시도하는 주도적인 플레이 스타일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강인은 상대 수비의 틈을 노리며 공을 끌고 움직였고, 그 과정에서 상대 수비를 흔들며 대한민국의 공격을 강화시켰다. 전방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한 황희찬이 이강인의 패스를 통해 살아난 장면은 대한민국의 공격에서 얼마나 주도적인 플레이어의 역할이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황희찬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이강인의 시도가 황희찬에게 기회를 제공하며 득점으로 이어진 것은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이강인이 투입된 이후 대한민국의 공격 전개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고, 오만의 수비 라인은 급격히 흔들리며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후반전과 아쉬운 실점
후반전 대한민국은 주민규와 오세훈을 투입하며 전방 압박을 강화하는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이 전략은 경기 초반과 달리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고, 공격 기회를 만드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대한민국은 후반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오만의 수비를 흔들었고,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후반 시작 직후 설영후의 크로스와 오세훈의 헤딩 슛은 대한민국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나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후에도 대한민국은 지속적으로 전방 압박을 통해 오만의 실수를 유도하며 공격을 시도했으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러던 중 후반 79분, 오만이 동점 골을 기록하며 경기의 흐름이 다시 바뀌었다. 실점 직전 이강인이 쓰러져 있었으나, 파울로 볼 수 없는 상황이었고 대한민국의 수비진이 집중력을 잃은 장면이 결정적이었다. 이강인의 패스와 공간 창출이 사라지자 대한민국의 공격은 다시 초반과 비슷한 단조로운 플레이로 돌아갔고, 오만의 수비에 막히며 추가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특히 후반 중반에 교체 투입된 배준호는 초반 두 차례 실수로 인해 경기 감각을 잃으며 주도권을 되찾지 못했고, 대한민국의 공격은 다시 소극적으로 변했다. 이러한 변화는 대한민국이 이강인 투입 직후 만들어냈던 공격적인 분위기를 유지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고, 경기 종료까지 추가 득점을 노렸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날 대한민국은 오만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기대했던 승리를 놓쳤고, 경기 전반적으로 주도적인 플레이어의 중요성이 강조된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