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더 브라위너는 단순한 미드필더를 넘어, 현대 축구에서 '전술의 중심'으로 평가받는 플레이메이커입니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에서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 아래, 중앙과 우측 하프스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공격 설계자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브라위너가 어떻게 이 공간을 활용해 팀의 공격을 조율하는지, 그리고 그 전술적 역할이 맨시티의 공격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집중 분석합니다.
중앙 하프스페이스 – 시야와 방향 전환의 핵
브라위너가 경기를 이끌어가는 중심은 ‘중앙 하프스페이스’입니다. 이 영역은 중앙과 측면 사이의 공간으로, 수비수에게는 커버가 애매한 지점이며 공격수에게는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입니다. 브라위너는 이 공간에서 공을 받을 때, 항상 몸을 반쯤 틀어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전방으로의 다양한 옵션을 탐색합니다. 그의 패스는 단순한 연결이 아닙니다. 숏패스, 롱패스, 공간 침투 패스 등 다양한 유형의 패스를 통해 흐름을 만들고 리듬을 조절합니다. 특히 좌우 전환 패스나 수비 라인 사이를 가르는 킬패스는 맨시티의 답답한 공격을 한순간에 풀어주는 무기입니다. 브라위너가 이 공간에서 볼을 잡는 순간, 상대 수비는 흔들리기 시작하며, 맨시티의 윙어나 스트라이커는 침투 타이밍을 맞출 준비를 합니다. 또한 브라위너는 중앙 하프스페이스에서 크로스까지 가능한 포지셔닝을 자주 택합니다. 단순히 측면에서 올리는 크로스가 아니라, 하프스페이스에서 휘어지는 커브 크로스를 통해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장면은 맨시티 팬들에게는 익숙한 명장면입니다. 이 영역에서의 활동량과 정밀도는, 그가 단순한 중앙 미드필더가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우측 하프스페이스 – 템포 조절과 전개 지점
브라위너는 중앙뿐 아니라, 우측 하프스페이스에서도 가장 자주 공을 만지는 선수 중 하나입니다. 이 포지션은 윙어와 풀백의 움직임과 맞물리며, 상대 수비의 압박을 분산시킬 수 있는 전략적 위치입니다. 특히 브라위너는 이 지역에서 측면을 활용하는 동시에, 안쪽으로의 커트인 플레이도 병행하며 상대를 예측 불가하게 만듭니다. 펩 과르디올라는 브라위너를 이 지역에 자주 배치함으로써, 하프스페이스를 타고 흐르는 패스 루트를 극대화합니다. 브라위너는 오른발잡이로서, 이 위치에서 자연스럽게 인사이드 패스 또는 대각선 슛으로 연결하는 데 매우 능합니다. 그의 슈팅 중 다수가 이 위치에서 발생하며, 킬패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맨시티는 우측 라인에 카일 워커 또는 베르나르두 실바 같은 선수를 배치하며, 브라위너와 삼각형 구조를 형성합니다. 이 구조는 공간을 만들고, 수비를 흔들며, 중원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공격을 전개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합니다. 브라위너는 이 구조의 중심축으로, 볼을 주고받으며 상대 수비를 끌어낸 후, 뒤로 침투하는 스트라이커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 넣는 장면을 자주 연출합니다.
전술적 유연성 – 포지션 이동과 상황 대응
브라위너의 전술적 가치는 단순한 포지션 고정에서 오지 않습니다. 그는 경기 중 중앙-우측 하프스페이스를 오가며, 필요에 따라 측면으로도 빠지는 ‘자유형 미드필더’입니다. 이 유연성 덕분에 맨시티는 상대 전술에 따라 다양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중앙을 두텁게 막으면 브라위너는 측면으로 빠져 공격의 폭을 넓히고, 반대로 측면 압박이 심할 경우 다시 중앙으로 이동해 공의 흐름을 바꿉니다. 이런 움직임은 단순히 개인 능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전술적 이해도와 경기 운영 능력에 기반한 선택입니다. 특히 2023-24 시즌에는 브라위너가 부상 복귀 후, 이전보다 더 높은 자유도를 부여받으며 팀 공격에 유연성을 더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포지션을 유연하게 변경하면서도 맨시티의 구조는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그가 움직일 때 다른 선수들이 자동으로 자리를 메우는 고도의 조직 전술이 있기 때문이며, 브라위너가 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전술 유연성은 브라위너가 단순한 전술수행자 수준이 아니라, 경기를 읽고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설계자’로서 기능함을 의미합니다. 그가 경기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맨시티의 공격 루트는 하나 더 열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