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축구에서 ‘박스 투 박스(Box-to-Box)’ 미드필더는 공격과 수비를 모두 소화하며 경기의 리듬을 조율하는 핵심 역할입니다. 주드 벨링엄은 이 포지션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레알 마드리드와 잉글랜드 대표팀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벨링엄의 박스 투 박스 역할을 중심으로, 그의 전진성, 수비 기여도, 그리고 경기 조율 능력을 세부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전진성 – 골문까지 나아가는 미드필더
벨링엄은 전형적인 ‘세로 축을 장악하는 미드필더’입니다. 그는 수비 지역에서 볼을 받은 후, 중앙을 통과해 상대 박스 근처까지 직접 돌파하거나 패스를 통해 공격을 전개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그의 전진성은 단순한 속도나 체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경기 흐름을 읽는 판단력과 방향 전환 능력에서 비롯됩니다. 2023-24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벨링엄은 미드필더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골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자 경쟁에 오를 정도로 높은 공격 기여도를 보였습니다. 특히 세컨드볼 상황에서 박스로 침투하는 타이밍은 뛰어나며, 상대 수비가 정렬되기 전 공략하는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평가받습니다. 또한 벨링엄은 전진 상황에서 단순히 돌파에 의존하지 않고, 정확한 숏패스와 원터치 패스를 통해 동료와 빠르게 연계하며 공격 속도를 높입니다. 이는 그가 단순한 드리블러가 아닌, 전술 수행 능력이 높은 중앙 자원임을 의미합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박스 안에서 나타나는 벨링엄의 움직임은, 상대 수비수에게 예측하기 어려운 위협이 되며, 감독들이 그를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기용하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벨링엄을 2선 자리에 배치하며 박스 침투와 득점력을 극대화한 전술을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비 기여도 – 압박, 회복, 커버의 완성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는 공격뿐 아니라 수비 시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합니다. 벨링엄은 상대의 볼 전개를 방해하는 전방 압박, 실점 위기 상황에서의 빠른 수비 복귀, 미드필더 간 공간을 메우는 커버 능력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입니다. 그는 수비 상황에서도 게으름이 없는 선수입니다. 공격 후 즉시 수비 전환에 가담하며, 특히 상대의 역습 상황에서는 빠르게 후방으로 복귀해 수비 숫자를 채워줍니다. 이는 레알 마드리드처럼 공 점유율이 높은 팀에서 중원에서의 수적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벨링엄은 1:1 대인 수비 능력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입니다. 단단한 피지컬과 민첩한 스텝으로 상대 미드필더의 돌파를 차단하며,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강한 중심을 가졌습니다. 특히 유로 2024 예선 경기들에서는 상대 미드필더를 강하게 압박하고 턴오버를 유도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되었습니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이지만, 벨링엄은 전술적 균형을 유지하려는 의식이 뛰어나며, 수비수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게 이뤄집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히 활동량이 많은 선수를 넘어, 수비 기여도가 높은 박스 투 박스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높여줍니다.
경기 조율 능력 – 박자 맞추는 중원의 지휘자
벨링엄의 또 다른 강점은 경기 조율 능력입니다. 그가 뛰는 팀에서는 중원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감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그의 패스 능력뿐 아니라, 언제 속도를 높이고 언제 템포를 늦출지 판단하는 감각 덕분입니다. 그는 단순히 공을 연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팀의 흐름을 읽으며 공격의 속도와 방향을 조절합니다. 빠른 원터치 전개를 할지, 잠시 템포를 낮추며 수비진을 정리할 시간을 줄지 판단하는 능력은 매우 성숙합니다. 이는 20세 중반도 되지 않은 선수라는 점에서 더욱 놀라운 점입니다. 또한 벨링엄은 후방 빌드업 시에도 깊은 위치까지 내려와 볼을 받아주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는 중원에서의 수적 우위를 만들고, 상대의 전방 압박을 분산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수비진과 공격진을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자연스럽게 수행하는 것이죠. 이러한 경기 운영 능력은 단순히 기술이나 피지컬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경기 지능, 위치 선정 능력, 그리고 멘탈까지 갖춰져야 가능한 부분이며, 벨링엄은 이 세 가지 모두를 갖춘 미드필더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