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코바치치는 드리블과 탈압박 능력으로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전진 패스와 빌드업 참여를 통해 팀 전술에 핵심적인 기여를 하는 미드필더다. 특히 2024 시즌 맨체스터 시티에서 그의 역할은 더 정밀해졌고, 볼의 흐름을 설계하는 조율자로서의 영향력도 커졌다. 이 글에서는 코바치치가 어떤 방식으로 전진 패스를 전개하고, 빌드업 과정에 어떤 구조적 기여를 하는지를 전술적 시선에서 분석한다.
공간을 읽는 시야와 전진 패스의 타이밍
코바치치는 경기 내내 공간을 읽는 데 집중하는 선수다. 그의 패스는 단순한 연결이 아니라, 수비 라인을 흔들고 공격 흐름을 이끄는 전략적 수단이다. 그는 공을 받을 때 이미 다음 동작을 생각하고 있으며, 짧은 순간에도 전방에 위치한 동료의 움직임을 빠르게 파악해 전진 패스를 시도한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이후, 코바치치는 과르디올라 감독 특유의 포지셔닝 철학에 영향을 받아 더 정교하고 효율적인 전진 패스를 구사하게 되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 사이에서 공을 받는 위치를 취한 후, 터치 한두 번으로 압박을 이겨내고, 양 윙어나 인버티드 풀백에게 빠르게 연결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앞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타이밍과 방향을 조절해 상대 수비를 최대한 끌어낸 상태에서 찔러주는 것이다. 전진 패스 성공률은 항상 높게 유지되며, 이는 단순한 안정적인 플레이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그의 철학을 보여준다. 그는 때때로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전방으로의 전개를 시도하는데, 이는 팀 전체의 템포와 공격 전환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코바치치는 단순히 볼을 잘 차는 선수가 아니라, 볼의 흐름을 읽고 흐름을 조율하는 패서다.
빌드업 전개 과정에서의 위치 선정과 움직임
빌드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지 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공이 갈 방향과 패턴을 미리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코바치치는 이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그는 후방에서 볼을 받아주는 움직임을 통해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를 연결하고, 첫 번째 압박 라인을 넘는 데 필요한 위치를 지속적으로 찾아 움직인다. 그는 종종 오른쪽 풀백 뒤로 빠지거나, 센터백과 겹치는 위치까지 내려와서 빌드업을 시작한다. 이 움직임은 단순히 공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 팀의 압박 유도를 피하고, 빌드업 라인을 넓히기 위한 전술적 선택이다. 또한 그는 공을 받은 후에도 정지해 있지 않고, 다음 연결을 위해 바로 이동하며 패스 루트를 다시 만든다. 이 연속적인 움직임은 팀의 리듬을 끊기지 않게 유지해주는 핵심 요소다. 코바치치는 전개 과정에서 원터치 패스를 자주 활용한다. 이 방식은 속도감 있는 빌드업을 가능하게 하고, 상대 압박이 유입되기 전에 빠르게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맨시티처럼 점유율 중심의 팀에서 이러한 플레이는 전체 공격 전개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는 공간을 찾는 능력과 주변 동료와의 거리 유지를 매우 중요시하며, 항상 ‘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3각 구조’를 유지하려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개인 능력이 아니라, 팀 전술을 이해하고 스스로 조율하는 능력이라 볼 수 있다. 코바치치는 빌드업 과정에서 ‘중계자’가 아닌 ‘설계자’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한다.
전술 구조 속 코바치치의 기능적 가치
맨체스터 시티의 전술 구조는 매우 유동적이며, 선수 개개인의 이해도와 기술 완성도에 크게 의존한다. 코바치치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매우 유연한 전술 자원으로 기능한다. 그는 상황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 박스 투 박스, 좌측 인사이드 하프 역할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그의 전진 패스 능력은 단순히 개인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다. 항상 동료와의 간격, 압박이 오는 방향, 전개 속도까지 고려해 판단하기 때문에, 맨시티의 빠르고 정교한 전술 속에서도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코바치치는 특히 중앙에서 좌측 공간으로 빠져 나가는 패턴을 즐겨 사용하며, 이로 인해 하프스페이스나 윙으로 자연스럽게 공격 루트를 확장시킨다. 전술적으로 보면 그는 ‘움직이는 축’이다. 특정한 고정 포지션이 아닌, 공간의 흐름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그 안에서 끊임없이 연결과 전개를 수행한다. 이는 감독의 지시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 경기 상황을 읽고 반응하는 축구 지능에서 비롯된다. 코바치치의 장점은 또 다른 점에서도 드러난다. 바로 위험 회피와 진전성의 균형 조절 능력이다. 대부분의 미드필더는 이 두 가지 중 하나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지만, 그는 안정적인 패스와 과감한 전진 패스를 적절히 배합하면서 경기 흐름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한다. 이는 경험에서 비롯된 판단력이자, 높은 전술 완성도에서 오는 자신감이라 할 수 있다.